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2026년 새해 경영 화두로 '전환과 확장'을 제시하며 임직원들에게 과거의 관습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금융으로 도약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양 회장은 이날 시무식 단상에 직접 오르는 대신 최신 기술로 구현된 자신의 'AI(인공지능) 분신'을 등장시켜 신년사를 낭독하게 함으로써, 그룹이 나아가야 할 디지털 혁신의 방향성을 몸소 보여주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2일 KB금융그룹은 별도의 대면 행사 없이 비대면 디지털 시무식을 개최했다.
영상 속에 등장한 AI 양종희 회장은 실제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2026년 병오년(丙午年)의 경영 전략을 설파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흥미를 유발하는 차원을 넘어, 급변하는 금융 패러다임 속에서 AI 기술을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퍼포먼스로 풀이된다.
임직원들은 각자의 업무 공간에서 사내 메신저를 통해 이 파격적인 시무식을 지켜보며 새해를 맞이했다.
AI 영상 속 양 회장은 고등학교 시절 교지를 우연히 발견했던 개인적인 일화를 소개하며, 당장의 작은 고민에 매몰되기보다 다가올 미래의 거대한 변화를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AI 기술의 발전은 거부할 수 없는 '큰 파도'"라며,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이 파도에 올라타야만 생존을 넘어 선도자로 도약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양 회장이 제시한 첫 번째 전략인 '전환'은 사업 방식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의미한다.
양 회장은 "철저한 사업성 평가와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생산적 금융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존의 단순 자산 확대 방식에서 벗어나 자문과 솔루션 중심의 '자본 효율적 IB(투자은행)'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할 것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또한 금융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포용적 금융'을 KB의 본연의 업무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어 '확장' 전략을 통해서는 고객과 시장의 경계를 허물 것을 당부했다.
청년(Youth), 시니어, 고자산가 등 핵심 전략 고객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자산과 AI 비즈니스 등 새롭게 형성되는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금융업의 울타리를 넘어 비금융 및 신기술 영역으로 KB의 영토를 넓히겠다는 공격적인 경영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양 회장은 이러한 혁신의 밑바탕에는 '신뢰'가 전제되어야 함을 재차 강조했다.
양 회장은 "금융의 핵심인 신뢰는 결국 실력에서 나온다"며, 고객 데이터 보호와 AI 기반의 최적 상품 제공을 통해 시장의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 회장은 "전환은 익숙한 것과의 이별이며, 확장은 익숙하지 않은 것과의 만남"이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임직원 모두의 열정을 모아 2026년을 KB 역사상 가장 뜻깊은 해로 만들자"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