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자본시장청(CMA)이 오는 2월 1일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성을 대폭 확대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기존의 까다로운 진입 장벽이었던 '적격외국인투자자(QFI)'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전 세계 투자자들이 사우디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번 조치로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동안 자본력과 자격을 갖춘 일부 해외 기관에만 허용됐던 직접 투자 권한을 모든 외국인 투자자로 확대하게 된다.
CMA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개방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사우디 자본시장 직접 투자를 허용하는 조치"라며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고 해외 자금 유입을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정부는 '비전 2030'을 통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번 금융시장 개방 역시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사우디는 일본, 홍콩 등 아시아 파트너들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설립해 외국인 자금 유치에 공을 들여왔으며, 지난해에는 외국인이 메카와 메디나의 부동산을 보유한 상장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다만, 토지 직접 소유에 대한 제한은 유지했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의 즉각적인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투자 메모를 통해 "이미 대부분의 주요 기관 투자자들은 사우디 시장에 진입해 있는 상태"라며 이번 조치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진짜 호재'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다.
JP모건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핵심적인 규제 변화는 외국인 지분 보유 한도(현재 49%)의 조정"이라며 "이러한 조치가 시장에 실질적인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올해 하반기나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작년 9월, CMA가 상장 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 보유 상한선인 49% 규정을 완화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사우디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사우디 벤치마크 지수(TASI)는 지난해 12.8%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올해 들어서도 1.9%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이번 시장 완전 개방이 침체된 사우디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