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대출 논란을 '상도덕적 해이'이자 '갑질'로 규정하고 칼을 빼 들었다.
단순히 금리를 살피는 수준을 넘어, 쿠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입점업체에 폭리를 취했는지 들여다보는 정식 '검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여기에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각 의혹에 대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공조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쿠팡을 향한 당국의 압박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쿠팡파이낸셜의 영업 행태를 두고 "상도덕적으로 소위 '갑질'과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한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원장은 "쿠팡파이낸셜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비치는 부분을 정밀하게 보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현장 점검을 고강도 '검사' 단계로 전환하고 있음을 공식화했다.
이는 금융 당국 수장이 직접 나서 쿠팡의 금융업 진출 방식이 '혁신'이 아닌 '약탈'에 가깝다는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사실상 금융권 퇴출까지 고려한 초강경 대응을 예고한 셈이다.
당국이 문제 삼는 핵심은 '정산 지연'과 '고금리 대출'의 악순환 고리다.
쿠팡은 판매 대금을 최대 두 달 뒤에나 정산해주면서, 자금난에 허덕이는 판매자들에게 자회사인 쿠팡파이낸셜을 통해 연 10%대 후반의 고금리 대출을 쓰게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돈줄을 쥐고 흔들며 제 식구 배를 불리는 구조가 전형적인 불공정 거래이자 우월적 지위 남용이라는 것이 이 원장의 판단이다.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불거진 쿠팡페이의 결제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서도 정부 합동대응단의 조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원장은 "현재 쿠팡과 쿠팡페이 간 데이터를 크로스체크(교차 검증)하는 형태로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보 관리의 부실함뿐만 아니라, 모기업과 금융 자회사 간의 정보 공유 과정에서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는지까지 파헤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설상가상으로 쿠팡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인 '주식 먹튀' 의혹은 국제적인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이 원장은 쿠팡 임원들의 주식 매각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해 "민관합동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혐의점을 추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정식으로 조사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만큼, 내부자 거래 혐의가 포착될 경우 한국 당국뿐만 아니라 미국 금융 당국의 서슬 퍼런 칼날까지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직접 '갑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전방위 조사를 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고금리 대출, 정보 유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까지 '3중 리스크'가 동시에 터지면서 쿠팡은 창사 이래 최대의 신뢰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