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 기업 간의 막혔던 경제 혈맥이 다시 힘차게 돌기 시작했다.

유통 공룡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만남부터 K-콘텐츠, 자율주행 기술 협력까지 총 9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며 양국 경제 협력이 단순 제조를 넘어 미래 산업과 내수 시장 공략으로 고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부는 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김정관 장관 임석 하에 소비재, 콘텐츠, 공급망 분야 등 총 9건의 MOU가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그간 경색되었던 양국 관계를 실질적인 비즈니스 협력으로 풀어내려는 이 대통령의 '실용 외교'가 현장에서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소비재·유통 분야의 '빅딜'이다.

국내 유통 강자 신세계그룹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손을 잡았다.

신세계가 경쟁력 있는 한국 상품을 발굴하면, 알리바바의 방대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중국 및 세계 시장으로 온라인 수출하는 구조다. 이는 중국 내수 시장 침투를 위한 강력한 고속도로를 깐 셈이다.

K-푸드와 뷰티의 영토 확장도 구체화됐다.

부산의 명물 어묵 브랜드 삼진식품은 중국 삼진애모객 유한공사와 협력해 현지 매장 운영과 유통망을 넓히기로 했으며, 팜스태프는 중국 중환이다와 손잡고 국산 딸기 품종의 스마트팜 생산 및 유통에 나선다.

바이오 기업 파마리서치는 광둥바이올메디컬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협력을 맺고, 미세침습 치료 시스템(MTS) 제품 공급을 통해 급성장하는 중국 미용 의료 시장을 공략한다.

한동안 빗장이 걸렸던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돌파구가 마련됐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즉석 포토부스를 운영하는 서북은 베이징 아이또우 컬쳐미디어와 K-팝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포토부스 사업을, 헬로웍스는 크온과 숏폼·드라마 공동 제작 및 IP 개발에 합의했다.

게임사 루트쓰리 역시 현지 기업과 서비스 협약을 맺으며 판호 발급 등 진입 장벽이 높은 중국 게임 시장 재진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미래 먹거리인 첨단 공급망 협력도 놓치지 않았다.

자율주행 전문기업 에스더블유엠(SWM)은 글로벌 PC 제조사 레노버와 레벨4 자율주행용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의기투합했다.

거성산업은 BF Nano Tech와 함께 15만 달러 규모의 나노 재료 공장을 구축, 이를 발판으로 제3국 친환경 시장에 동반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9건의 MOU는 소비재부터 첨단 기술까지 중국 거대 내수 시장에 우리 기업이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산업부는 대한상의, 코트라 등과 협력해 서명된 협약들이 실제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