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국토교통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026년 새해 시작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전통적인 건설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을 넘어, 바이든 행정부 이후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미국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고, AI(인공지능)와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국내 국토교통 정책에 이식하기 위한 '광폭 행보'다.

김 장관은 5일부터 9일(현지시간)까지 닷새간 워싱턴 DC,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를 잇달아 방문하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수주지원단은 첫 일정으로 5일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열리는 '친환경 암모니아 플랜트 사업' 기공식에 참석한다.

이번 사업은 한·미 양국의 정책금융 지원을 받아 우리 기업이 건설하는 최초의 대규모 플랜트 협력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김 장관은 현장에서 우리 기업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제임스 패트릭 댄리(James Patrick Danly) 미 에너지부 부장관을 만나 양국 간 인프라 및 정책금융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단순한 계열사 공장 건설을 넘어, 미국 내 FLNG(해상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 태양광 등 고부가가치 플랜트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의 G2G(정부 간) 지원 사격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세계은행(WB) 실무진과의 면담을 통해 다자개발은행(MDB)을 활용한 우리 기업의 금융 협력 루트도 점검한다.

이어 김 장관은 전 세계 혁신 기술의 격전지인 라스베이거스로 이동, 6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을 찾는다.

단순한 참관이 아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은 물론 아마존, 퀄컴, 구글 웨이모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부스를 찾아 AI와 ICT(정보통신기술)가 접목된 미래 국토교통 기술의 청사진을 그릴 예정이다.

특히 건설과 교통 인프라에 AI를 어떻게 접목할지, 자율주행 시대에 맞는 도시 설계는 어떻게 변해야 할지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오후에는 CES에 참가한 국내 중소·스타트업 기업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논의하며 'K-스타트업' 세일즈에도 나선다.

방미 후반부인 8일에는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실리콘밸리의 심장부인 스탠퍼드 대학교 내 국토교통 R&D 실증 현장을 둘러보고 한인 유학생들과 머리를 맞댄다.

이어 자율주행 선도 기업인 구글 웨이모(Waymo) 본사를 방문해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직접 시승하고 운영 노하우를 청취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올해부터 국내에서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인 만큼, 웨이모의 운영 경험을 벤치마킹해 국내 실정에 맞는 운영 전략을 수립한다는 복안이다.

마지막 날인 9일에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방문해 항공기 활주로 이탈 방지 시설(EMAS)을 시찰하고, 미 교통부(DOT) 및 연방항공청(FAA) 관계자들과 항공 안전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일정을 마무리한다.

김 장관은 출국에 앞서 "이번 방문은 미국 내 신규 건설 사업 수주 기회를 넓히는 동시에, AI와 모빌리티 등 첨단 기술을 우리 국토교통 산업에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현장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R&D, 법·제도 개선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