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를 맞이한 중국 경제에 다시금 경고등이 켜졌다. 제조업에 이어 내수 경기의 척도인 서비스업 활동마저 반년 만에 가장 저조한 흐름을 보이면서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예고하며 기업들의 장기적인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해외 수요 감소와 치열한 가격 경쟁 탓에 고용을 줄이는 등 실물 경기의 한파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로이터통신과 S&P글로벌에 따르면, 민간 시장조사업체 레이팅독(RatingDog)이 집계한 12월 중국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0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52.1)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이자, 지난 6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위축을 의미한다. 여전히 확장 국면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그 활력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이 눈에 띈다.
신규 사업 증가세는 6개월 만에 가장 더뎠고, 특히 신규 수출 주문은 전월의 확장세에서 위축세로 돌아섰다.
조사 당국은 이를 "해외 관광객 수 감소에 따른 타격"으로 분석했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와 디플레이션 압력이라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중국 경제가 모멘텀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대외 여건조차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비용 압박은 가중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투입 비용은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판매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
레이팅독 측은 "시장 내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업들이 가격 결정력을 잃고, 울며 겨자 먹기로 판매가를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 우려에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서비스업 고용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처리 지연 현상도 일부 감지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현재의 부진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1년 뒤의 업황을 전망하는 기업 심리 지수는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지난달 회의에서 2026년에도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유지하고 소비와 투자를 자극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레이팅독의 설립자 야오 위는 "중국 서비스업은 2025년을 '성장은 완만하되 기대는 높은' 상태로 마감했다"면서도 "위축되는 고용 시장과 불안정한 대외 수요가 여전히 성장의 발목을 잡는 핵심 제약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합친 12월 합성 PMI는 전월 51.2에서 51.3으로 소폭 상승하며 횡보세를 보였다.
중국 경제가 정부의 '5% 안팎' 성장 목표 달성을 향해 가고는 있지만,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 예상보다 길고 험난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