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녹색인프라 해외수출 지원펀드(녹색펀드)'에 600억 원의 재정을 투입해 총 1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이끌어낸다.

정부의 공신력이 담긴 '마중물' 자금에 민간의 풍부한 유동성을 더해, 글로벌 탈탄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지난해까지 집행된 투자가 30배가 넘는 수주 실적으로 연결된 만큼, 올해부터 본격화될 '대한민국 녹색전환(K-GX)' 전략이 수출 전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녹색펀드에 정부 예산 600억 원을 출자하고, 민간 투자금을 매칭해 약 1000억 원 규모의 실탄을 해외 신규 사업에 투입한다고 8일 밝혔다.

이 펀드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2029년까지 정부 출자 3001억 원, 민간 자금 2091억 원을 합쳐 총 5092억 원 규모로 조성되는 이 펀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 녹색사업만을 타깃으로 하는 정책 펀드다.

주목할 점은 이 펀드가 보여준 압도적인 '승수 효과'다.

기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녹색펀드는 총 5건의 해외 사업에 1462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를 통해 연계된 국내 기업의 수주 및 수출 기대 효과는 무려 4조 9000억 원에 달한다.

펀드 자금 1억 원이 투입될 때마다 약 33억 원의 수출 실적이 따라온 셈이다.

이는 단순 재무적 투자(FI)를 넘어, 펀드 운용사가 해외 발주처와 협상해 국내 기업의 기자재 납품, 설계·조달·시공(EPC), 유지관리(O&M) 계약을 패키지로 따내는 구조를 갖췄기에 가능했다.

펀드 운용의 유연성도 한층 강화됐다.

전체 5092억 원 중 4172억 원은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로, 920억 원은 특정 사업에 투자하는 '프로젝트 펀드'로 운용된다.

특히 지난달 31일 일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237억 원을 투입하는 하위 프로젝트 펀드가 결성되면서, 모태펀드에서 하위펀드로 이어지는 투자 생태계가 완성됐다.

이는 개별 프로젝트 단위의 정밀 타격 투자가 가능해졌음을 의미하며, 해외 발주처 입장에서도 한국 정부의 정책 자금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사업 신뢰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동반 진출' 플랫폼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100여 개가 넘는 중소·중견기업이 펀드 투자를 받은 사업에 대기업과 함께 참여하며 글로벌 녹색산업 밸류체인에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정은해 기후부 국제협력관은 "5000억 원대에 달하는 녹색펀드는 K-GX 전략을 실물 경제 성과로 연결하는 핵심 파이프라인"이라며 "올해부터 투자가 본격화되면 국내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녹색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도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밀착형 정책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