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마침내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의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반도체의 봄'이 완전히 도래했음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93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무려 208%나 급증한 수치이자, 국내 기업 역사상 단일 분기 영업이익이 20조 원을 돌파한 최초의 사례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17조 원 안팎으로 추정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의 눈높이를 3조 원이나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이번 역대급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DS) 부문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부문별 확정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업계는 전체 영업이익의 80% 이상이 반도체 곳간에서 나왔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챗GPT 이후 촉발된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주문 폭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이는 고스란히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됐다.

반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MX) 사업부는 부품 원가 상승 등의 여파로 성장폭이 다소 제한된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과거 삼성전자의 실적을 스마트폰과 가전이 방어하던 시기를 지나, 다시금 '반도체 초격차'가 그룹 전체의 이익을 견인하는 구조로 완전히 회귀한 셈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올해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HBM4 등 차세대 메모리 선점 경쟁과 AI 서버 증설 경쟁이 지속됨에 따라 올해도 삼성전자의 실적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도 삼성전자 주가는 강세를 보이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강한 신뢰를 반영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진행될 기업설명회(IR)에서 구체적인 사업부별 실적과 함께 올해 반도체 투자 및 주주환원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