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규제 행보에 직격탄을 맞으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월가의 주택 매입 금지와 방산업체 주주환원 제한 등 예상치 못한 정책 리스크가 금융과 방산 섹터를 강타했으나,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AI(인공지능) 관련주의 강세가 나스닥의 하락을 막아내며 시장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4% 하락한 6,920.93에 장을 마쳤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94% 급락한 48,996.08로 마감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6% 소폭 상승한 23,584.28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이날 시장은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파격적인 정책 발표가 잇따르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시장을 가장 크게 흔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월스트리트 금융사들의 단독주택 매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블랙스톤(-5%)과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5%)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더해 방산업체들이 생산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소셜미디어 포스트가 전해지자 노스롭 그루먼(-5.5%)과 록히드 마틴(-4.8%) 등 방산주들도 일제히 급락세를 탔다.

반면 기술주 섹터에서는 AI 열풍이 다시금 불을 지폈다. 그간 고점 논란에 휩싸였던 엔비디아와 알파벳이 각각 1~2%대 상승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특히 비상장 AI 기업인 앤스로픽(Anthropic)이 기업가치 3,500억 달러(약 460조 원)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소식은 'AI 버블은 끝났다'는 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우는 강력한 촉매제가 됐다.

거시 경제 데이터는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11월 구인 건수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고, ADP 민간 고용지표 역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유지시키는 요인이 됐으나, 시장은 당장 이번 주 금요일 발표될 정부 고용 보고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한 러시아 선적 유조선 압류와 그린란드 매입 논의 등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공격적인 지정학적 행보 역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 중이다.

현재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2배 수준으로, 5년 평균치인 19배를 웃도는 고평가 국면에 머물러 있다.

다가오는 4분기 어닝 시즌이 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가 향후 증시의 향방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