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향후 경기 전망과 가계수입 기대치가 동반 상승한 결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경제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상회 등 외부 요인이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4로 집계돼 전월보다 2.6포인트(p) 상승했다.

9월(-1.3p)과 10월(-0.3p)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뒤 석 달 만에 반등한 것으로, 2017년 11월(113.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종합해 산출한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장기평균(2003~2024년) 대비 소비자 심리가 낙관적임을, 100 미만이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11월 조사에서는 향후경기전망CSI가 102로 8p 상승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외에도 현재경기판단CSI 96(+5p), 가계수입전망CSI 104(+2p), 생활형편전망CSI 101(+1p) 등도 함께 올랐다.

반면, 현재생활형편CSI(96)과 소비지출전망CSI(110)에는 변동이 없었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상회 등이 소비자 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수가 계엄 사태 이후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미 관세 불확실성 해소 등 기저효과로 상승 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11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전월 대비 3p 하락했다.

9월 112에서 10월 122로 급등한 후 조정된 수치지만, 6·27 주택시장 안정대책 직후인 7월(109)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향후 6개월 금리 수준을 예상하는 금리수준전망CSI는 95에서 98로 상승했으며,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같았다.

주요 물가 상승 요인으로는 농축수산물(51.0%), 공공요금(36.1%), 석유류제품(30.5%) 순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석유류제품(+6.0p)과 집세(+3.6p) 응답 비중이 상승한 반면, 농축수산물은 2.8p 하락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소비자들의 경기 기대와 가계 소득 전망이 개선된 가운데 실제 소비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정책과 시장의 관전 포인트임을 보여준다.

특히 CCSI 상승과 함께 고용, 금리, 물가 기대치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융·통화정책 환경에서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주택가격 전망과 에너지·주거비 관련 물가 상승 요인이 여전히 존재해 단기적인 소비·물가 리스크는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심리가 반등세를 보였지만 실제 지출 확대와 경제성장 지속 여부는 노동시장과 소득지표 등 실물 경제 흐름과 연계해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