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국내 노동시장은 서비스업과 고령층이 고용 증가세를 견인한 반면, 제조업·건설업과 청년층은 여전히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뚜렷한 '양극화' 양상을 보였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18만 명 넘게 늘며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기업들이 34개월 만에 구인 문을 넓혔음에도 구직자가 더 가파르게 늘면서 일자리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1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1,549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만 2,000명(1.2%) 증가했다.
이는 서비스업 부문의 가입자가 20만 9,000명 늘어나며 전체 증가세를 주도한 덕분이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보건복지(+9만 7,000명), 숙박음식(+3만 5,000명), 전문과학기술(+2만 1,000명) 등 대면 서비스와 전문가 수요가 높은 업종이 고용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도소매업(-2,000명)과 정보통신업(-1,000명)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서비스업의 선전과 달리, 국내 산업의 양대 축인 제조업과 건설업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4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4,000명 줄어들며 7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고용허가제 외국인(E9, H2) 가입자 증가분(+15,000명)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내국인 위주의 제조업 감소 폭은 2만 9,000명에 달해, 고용의 질적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부적으로는 식료품(+3,000명), 기타운송장비(+3,000명), 자동차 부품(+3,000명) 등은 선방했으나, 금속가공(-5,000명), 기계장비(-4,000명), 섬유제품(-3,000명) 등 뿌리 산업의 부진이 전체 지표를 끌어내렸다.
건설업 역시 종합건설업 부진 영향으로 1만 5,000명 감소하며 2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으나, 감소 폭은 전월(-1만 6,000명) 대비 소폭 축소되며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연령별 고용 지표에서는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린 세대 간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60세 이상 가입자는 16만 4,000명(6.5%) 급증하며 전체 고용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30대와 50대도 각각 8만 명, 3만 8,000명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고용 시장 진입 연령대인 29세 이하 청년층은 8만 6,000명(-3.7%)이나 줄어들며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는 청년 인구 감소의 구조적 요인과 더불어, 청년들이 선호하는 정보통신, 도소매 등 서비스업종의 가입자 감소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경제 활동의 주축인 40대 또한 건설업과 제조업 업황 악화의 영향으로 1만 5,000명 감소했다.
한편, 노동시장의 활력을 보여주는 신규 구인 인원(고용24 기준)은 16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명(6.5%) 증가하며 3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는 보건복지(+7,000명), 사업시설(+3,000명) 등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채용 수요가 일부 살아난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신규 구직 인원이 43만 2,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 9,000명(10.0%)이나 폭증하면서 구직난은 오히려 심화됐다.
이에 따라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구인배수는 0.39로 전년 동월(0.40)보다 하락해, 일자리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 현실을 반영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9만 8,000명으로 전년보다 3,000명(3.3%) 감소하며 안정세를 보였으나, 지급액은 8,136억 원으로 104억 원(1.3%) 증가해 고용 안전망에 대한 재정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