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 제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가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 자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JP모건은 시장 부문을 중심으로 어떤 형태의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를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으며, 현물 거래는 물론 파생상품 거래까지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 출시 여부는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충분한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JP모건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JP모건이 실제로 암호화폐 거래에 나설 경우, 미국 대형 은행권의 디지털 자산 수용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또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세계의 암호화폐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이후, 규제 환경과 정책 기조가 암호화폐 친화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금융권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월가에서는 유사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상반기부터 디지털 자산 인프라 기업 제로해시(Zerohash)와의 협력을 통해 개인 투자자 대상 트레이드 플랫폼에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JP모건은 거래 서비스뿐 아니라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이달 초에는 암호화폐 금융회사 갤럭시디지털이 발행한 단기 채권을 솔라나 블록체인 상에서 주선하며, 전통 금융 상품과 퍼블릭 블록체인의 결합 가능성을 시험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현재 약 3조 100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비트코인이 약 1조 800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규모와 제도권 자금의 유입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암호화폐는 더 이상 주변부 자산이 아닌 주요 투자 대상 자산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가의 보수적인 대형 은행들이 암호화폐 거래를 '검토'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옮길 수 있을지 여부는 향후 규제 환경과 수요 확인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만 JP모건의 이번 검토만으로도, 전통 금융권의 암호화폐에 대한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