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전기차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인근 차량 70여 대가 불에 탔고, 주민 수백 명이 대피하느라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2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께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세워진 벤츠 전기차가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다.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지하주차장에 있던 흰색 벤츠 차량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다가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이 불은 주변 차량으로 번졌으며 당시 주차장에 있던 차량 70여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직후 매캐한 냄새와 검은 연기가 아파트 단지를 뒤덮었고 유독가스를 피해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1살과 4살 등 아동 7명을 비롯한 주민 20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은 차량 70여 대를 태운 뒤 화재 발생 8시간 20여 분만인 오후 2시 35분께 모두 꺼졌다.
전기차의 경우 일단 불이 나면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화재 진압이 훨씬 까다롭기에 예상보다 진화가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폭발 사고 차량은 벤츠 전기 준대형 세단 EQE로, 사고 당시 이 차량은 배터리 충전 중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은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 CATL의 니켈·코발트·망간(NCM)811인데, 중국 현지에서도 안정성 개선이 필요한 셀로 여겨진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최근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화재 사고 역시 증가하는 상황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160건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3건에서 2019년 7건, 2020년 11건,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매년 크게 늘었다.
특히 아파트를 비롯한 다중이용시설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2018년 0건에서 지난해 10건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