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일제히 1%대 인상한다.

치솟는 부품비와 정비 수가로 인해 손해율이 마지노선을 훌쩍 넘기자, 보험사들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5년 만의 인상'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오는 2월 11일 책임 개시일 계약분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1.4% 인상하며 가격 조정의 신호탄을 쏜다.

이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2월 16일부터 각각 1.4%와 1.3%를 올리고, KB손해보험은 18일부터 1.3% 인상에 나선다.

메리츠화재 역시 21일부터 1.3%를 올리며 주요 5개사가 2월 중 모두 가격표를 바꿔 달게 됐다.

이번 인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11월 기준 대형 4개사(삼성·DB·현대·KB)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단순 평균 92.1%를 기록하며 위험 수위인 90%벽을 뚫었다.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손해율 역시 86.2%로 전년 동기 대비 3.8%포인트나 급등했다.

통상적으로 업계가 보는 적자 분기점(손익분기점)인 80%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차량 운행량이 급증한 데다, 고급차 보급 확대로 건당 수리비가 치솟으면서 '팔면 팔수록 손해'인 구조가 고착화된 탓이다.

당초 대형 손보사들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 2.5~3.0% 수준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하며 누적된 인하분과 정비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고물가 상황에서 공공요금 성격이 강한 자동차 보험료 인상에 난색을 보인 금융당국과의 조율 과정에서 인상률이 1%대 초중반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 보험 부문에서만 수천억 원대의 적자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1%대 인상은 사실상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라며 "적자 폭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라 하반기에도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인상으로 차주들의 부담은 연간 약 9000원에서 1만 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