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지난해 9월 합의한 대로 인텔 지분 50억 달러어치를 매입하며 전략적 투자를 마무리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최강자와 한때 '반도체 제왕'으로 불렸던 인텔의 결합은 미국 반도체 산업 재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인텔은 29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엔비디아가 자사 보통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양사가 지난해 9월 체결한 투자 계약에 따른 것이다.
엔비디아는 주당 23.28달러에 인텔 보통주 약 2억1470만 주를 인수했으며, 거래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사모 형태로 이뤄졌다.
이번 투자로 엔비디아는 인텔의 주요 전략적 주주 중 하나로 올라서게 됐다.
이번 거래는 수년간의 전략 실패와 대규모 설비 투자로 재무 부담이 커진 인텔에 사실상 '구명줄'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대와 차세대 공정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기술 경쟁력 약화와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져 왔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달 초 엔비디아의 인텔 투자에 대해 반독점 심사를 마무리하고 승인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규제 리스크도 사실상 해소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반도체 설계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엔비디아와, 여전히 미국 내 생산 인프라를 보유한 인텔의 협력 가능성은 향후 파운드리 전략, 첨단 공정 개발, 미 정부 지원 정책 등과 연계될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