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Jensen Huang)이 "중국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결국 미국을 앞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황 CEO는 이날 런던에서 열린 FT '퓨처 오브 AI 서밋(Future of AI Summit)' 행사장에서 인터뷰를 통해 "중국은 AI 분야에서 미국보다 불과 몇 나노초 뒤처져 있을 뿐"이라며 "이 속도라면 결국 중국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서도 "미국이 승리하려면 전 세계 개발자들과 함께 달려야 한다"며 "미국은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황 CEO는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DC)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AI 경쟁에서 이기기를 원한다. 그러나 전 세계, 특히 중국의 방대한 개발자 생태계를 포용해야 한다"며 "미국의 정책이 전 세계 AI 개발자의 절반을 잃게 만든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에 더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와 미국의 수출제한 정책으로 인해 엔비디아의 최신 GPU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 방송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칩은 미국 고객에게만 공급돼야 한다"고 밝히며, "중국도 엔비디아 제품을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최첨단 반도체는 예외"라고 선을 그었다.
엔비디아는 현재까지 중국 수출을 위한 미 정부의 별도 수출허가를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황 CEO는 "중국이 자국 내에서 엔비디아를 사실상 시장에서 배제한 것이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의 AI 반도체 접근 제한은 양국 간 기술패권 경쟁의 주요 분쟁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반도체·AI 기업으로, 양국 모두 자국 산업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A100, H100 칩 등 첨단 GPU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고,
이에 대응해 중국은 자국 기업 중심의 AI 칩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황 CEO는 "미국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가 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AI의 본질은 협력과 확산에 있다"며 "중국 시장과 단절된 상태에서는 글로벌 개발자 네트워크를 완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국가 단위의 승패 경쟁이 아니라, 개발자와 인프라를 얼마나 넓게 연결하느냐의 문제"라며 "지나친 기술 봉쇄는 오히려 혁신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