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 반등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 원을 돌파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고, 매출은 86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14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6조 원, 영업이익은 12조 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8.7%, 영업이익 31.8% 증가한 수치다. 2분기(4조 6,800억 원)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무려 158.6%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긴 것은 5분기 만으로, 이번 실적은 증권가 평균 전망치(10조 3,000억 원)를 17% 이상 웃돈 '깜짝 실적'이다.

이번 실적 반등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은 약 6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4천억원) 대비 15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3분기 D램 가격이 10% 안팎 상승하며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회복세를 보였고, AI 연산에 필수적인 HBM3·HBM3E 출하량이 대폭 확대됐다.

비메모리(파운드리) 사업의 적자 폭도 1조원 수준으로 줄며 전사 실적을 끌어올렸다.

모바일경험(MX) 부문은 폴더블 신제품 출시 효과로 3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애플 등 주요 고객사 출하 확대에 힘입어 1조 원 안팎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TV·가전 부문은 3,000억~4,000억 원, 하만은 9,000억~1조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AI 시대의 본격 개막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오픈AI의 초거대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 메모리를 대규모 공급하기로 합의했으며, AMD·엔비디아 등 주요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향 5세대 HBM3E 공급이 초읽기에 들어갔고, 차세대 HBM4 인증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AI용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버향 D램·HBM 수익성이 내년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13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반도체 공급 확대, 범용 메모리 가격 강세, 파운드리 흑자 전환 등 긍정적 요인이 겹쳐서다.

또한 내년 상반기에는 6세대 HBM4 상용화와 신규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 등 구조적 성장 동력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