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LG디스플레이의 핵심 기술까지 중국으로 유출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부·업계에서는 잇단 첨단기술 유출이 국가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지난 2일 경기 파주에 있는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 2명이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을 중국 측에 제공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이 확보한 자료 가운데 한 피의자의 휴대전화에서는 내부 기술자료를 촬영한 수백 장 분량의 사진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내부 모니터링 과정에서 의심 정황을 포착해 먼저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지난 1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경찰은 삼성과 LG의 사례가 각각 독립적으로 진행 중이며, 유출 대상(연계된 중국 기업)은 서로 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27건, 올해 상반기에는 8건의 해외 기술 유출을 적발했으며, 이들 사건의 상당수가 중국과 관련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다만 매체마다 집계 방식과 표현에 차이가 있어 몇 건이 정확히 어느 국가로 유출되었는지는 수사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함께 국내 제조업의 핵심 분야로, 핵심 공정·설비·소재 기술 유출은 산업 경쟁력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며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기업에서 유사 기간에 유출 정황이 포착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체계적 내부 감시와 인력·보안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기술의 성격과 유출 규모, 중국 측 연계 여부를 정밀하게 확인한 뒤 관련자 소환 및 수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법정형(징역·벌금 등)에 따라 엄정 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