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전력회사 중 하나인 퍼시픽 가스 앤드 일렉트릭(PG&E)이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730억 달러(약 100조 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PG&E는 29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향후 10년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로 인해 10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전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송전망 확충과 인프라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5~2026년 전력 소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이 주요 요인이다.

다만 PG&E는 최근 수년간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비판을 받아왔다.

PG&E는 전력망 안정성 강화를 위해 2026~2028년 투자계획을 이미 제출한 바 있으며, 2025~2026년 사이 700마일(약 1,126km)의 송전선을 지중화하고 추가로 500마일의 산불 안전 설비 개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캘리포니아 주의 산불 보상 제도 개편법안(SB 254)에 따라 PG&E의 '산불 기금 지속계정' 분담률은 기존 64.20%에서 47.85%로 낮아지게 됐다.

해당 법안은 전력회사의 산불 책임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을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전력회사가 보험 대위권 청구에 대해 우선권을 갖도록 하고 있다.

한편, PG&E의 대규모 투자 발표는 센터포인트에너지(CenterPoint Energy)의 650억 달러 규모 투자 계획, BP의 50억 달러 해양 프로젝트 추진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전력 수요 급증과 산불 위험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는 PG&E가 이번 투자 계획을 통해 신뢰 회복과 전력망 안정성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