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 구매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이 비싸다'는 통념이 수치로 입증됐다.
또한 세트 구성이 낱개보다 더 비싼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아,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추석을 앞두고 대형마트·백화점·제조업체 자사몰에서 판매되는 선물세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유통채널별 가격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동일한 16종 선물세트를 비교한 결과, 모든 상품이 백화점에서 가장 비쌌다.
반면, 최저가 판매처는 절반(50%)이 제조업체 자사몰이었으며, 31.2%는 대형마트와 자사몰이 동일했고, 18.8%는 대형마트가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세트 상품은 낱개보다 저렴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조사 결과는 달랐다.
제조업체 자사몰에서 판매되는 43종 선물세트를 분석한 결과 83.7%(36종)는 낱개로 구매할 때보다 세트 가격이 더 비쌌다.
가격 차이는 평균 24.9%였으며, 최대 103.7%까지 벌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포장 비용과 마케팅 비용이 세트 가격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해와 올해 추석 기간에 동일하게 판매된 116종의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50.9%(59종)는 가격이 유지됐고 6%(7종)는 오히려 인하됐다. 반면 43.1%(50종)는 인상됐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의 선물세트 가격이 동결 또는 인하된 것은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소비자원은 "명절이 다가올수록 유통업체별로 'N+1 행사', 일정 금액 이상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면 온라인 수준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유통업체가 동일 구성의 상품명을 다르게 표기하거나 구성품 설명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사례가 있어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원은 "각 유통채널에 상품명과 구성품 정보를 명확히 제공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라며, 소비자들에게도 구매 전 가격·구성·할인 정보를 꼼꼼히 비교해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