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브라질산 소고기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소고기 무역 질서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가운데, 멕시코·호주·아르헨티나 등 주요 수출국들이 교역 흐름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브라질의 최대 수출국은 여전히 중국이지만, 올 8월 들어 멕시코가 미국을 제치고 제2의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멕시코가 '중간 경유지(hub)' 역할을 하며 글로벌 교역 구조를 바꿀 것으로 본다.

브라질 컨설팅사 아테나그로의 마우리시오 노게이라 대표는 "멕시코가 미국에 소고기를 수출한다면 그만큼 자국 내 공급 부족이 생기고, 결국 브라질에서 물량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며 "아르헨티나 역시 브라질산 소고기를 수입해 일정 수준 가공한 뒤 미국으로 재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단순 환적이 아닌,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방식의 재가공·재수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제 영향은 시장 상황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관세 충격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은 연간 수출 전망을 유지했다.

아테나그로는 올해 브라질의 소고기 수출이 7.5% 증가한 308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7월까지 이미 전년 대비 13% 이상 증가한 수치에 기반한다.

브라질 농업부 루이스 루아 무역·대외관계 차관은 "브라질산 소고기는 멕시코의 물가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다만 멕시코가 이 물량을 재수출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브라질이 중국 외에 멕시코, 일본 등 아시아 국가로 시장 다변화를 모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소고기 공급 부족이 이번 교역 재편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사육두수가 역사적 저점에 머물러 있어 수입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티아고 지 카르발류는 "글로벌 공급이 빡빡한 상황에서 브라질은 기존에 호주가 차지하던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며 "특히 일본은 그동안 미국산 소고기를 주로 수입해왔지만, 중장기적으로 브라질산 쇠고기에 문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육류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한국도 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호주산 쇠고기의 가격이 상승하거나 물량이 줄어들 경우, 국내 수입업체들이 브라질산 도입을 늘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의 이번 50% 관세는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에 기존 적용되던 26.4% 기본 관세에 더해 부과된 조치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과 농가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국제 곡물·축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브라질발 관세 충격은 단순한 양국 간 무역 이슈를 넘어 글로벌 식량 안보와 물가 안정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