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Qualcomm)이 기업용 보안을 강화한 차세대 PC용 칩셋을 선보이며 인텔이 장악해온 기업 컴퓨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퀄컴은 2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행사에서 내년 출시 예정인 노트북용 칩 '스냅드래곤 X2 엘리트(Snapdragon X2 Elite)'를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에는 '가디언(Guardian)'이라는 새로운 보안 기능이 탑재됐다.
가디언은 기업 IT 부서가 직원용 PC·노트북에 원격으로 접속해 보안 업데이트나 기술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기기가 꺼져 있는 상태에서도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사한 기능은 인텔이 10여 년 전부터 기업용 PC 관리 솔루션에 적용해 왔지만, 퀄컴은 이를 5G 및 모바일 네트워크용 모뎀 칩과 결합해 '언제 어디서든 관리 가능한 PC'라는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즉, 기업은 전 세계 어느 지역이든 통신망이 잡히는 곳이면 직원용 기기를 관리할 수 있다.
퀄컴은 모바일 칩 시장에서는 글로벌 1위 업체이지만, PC 시장에서는 애플과 인텔이 절대 강자다.
애플은 자체 칩(M 시리즈)으로 맥북의 성능·효율을 끌어올렸고, 인텔은 여전히 기업용 PC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퀄컴은 에너지 효율성과 5G 연결성을 앞세워 윈도 기반 PC 시장에서 새로운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벤 바자린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 CEO는 "5G 네트워크와 연계한 원격 관리 기능은 경쟁사가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장점"이라며 "기업용 PC 시장에서 퀄컴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퀄컴의 이번 발표가 PC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보안과 원격 관리 수요가 커진 팬데믹 이후 기업 환경에 맞춘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다만 인텔과 애플이 이미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실제 시장 점유율 확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