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국가 과학 연구 가속에 나선다.

AI를 통해 과학 생산성을 높이고 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에너지·안보 분야 전반에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18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를 포함한 24개 기관과 인공지능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네시스 미션은 AI를 활용해 과학 연구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미국의 에너지 및 국가 안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프로그램이다.

에너지부는 이번 프로그램이 과학자들의 연구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핵심 기술 분야에서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여 기관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오라클, IBM, 인텔, AMD,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등 주요 클라우드·반도체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오픈AI, 앤트로픽, xAI 등 AI 전문 기업들도 협력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엔비디아는 과학 시뮬레이션에 활용되는 가속 컴퓨팅 플랫폼과 AI 모델을 제공하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대규모 연구를 지원할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도구를 공급한다.

오라클은 고성능 컴퓨팅(HPC)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팔란티어는 데이터 통합 및 분석 역량을 제공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인 세레브라스와 그록은 과학 연구에 최적화된 차세대 AI 칩을 공급한다.

오픈AI는 '오픈AI 포 사이언스(OpenAI for Science)'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국립 연구소 환경에서 최첨단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부 소속 과학자들에게 AI 도구와 연구 워크플로를 제공할 계획이다.

앤트로픽은 자사의 클로드(Claude) 모델을 제공하는 한편, 에너지부 전담 엔지니어링 팀을 투입해 AI 에이전트 개발과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국립 연구소 맞춤형 '클로드 스킬'을 공동 개발한다.

이번 협력은 원자력 에너지, 양자 컴퓨팅, 로보틱스, 공급망 최적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될 예정이다.

에너지부는 이번 제네시스 미션이 앞서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서 진행된 고성능 컴퓨팅 협력의 연장선에 있으며, 향후 대학과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과학적 발견의 속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를 국가 연구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삼아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전략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