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수익성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AI를 둘러싼 과잉 투자 논란이 기술주 전반으로 확산되며 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8.29포인트(0.47%) 하락한 4만7,885.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8.83포인트(1.16%) 내린 6,721.4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18.14포인트(1.81%) 급락한 2만2,693.32로 장을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 모두 3주 만의 최저치다.
시장 하락의 중심에는 AI 관련 기술주가 있었다.
오라클은 핵심 데이터센터 파트너인 블루아울캐피털이 차기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100억 달러 규모 투자 지원을 철회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주가가 5.4% 급락했다.
아마존도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약 100억 달러 투자를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뒤 주가가 0.6% 하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I 경쟁이 기업들의 과도한 설비투자(CAPEX)와 부채 확대를 불러오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3.8% 급락했고, 브로드컴도 4.5%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9% 떨어지며 기술주 약세를 주도했다.
알파벳 역시 구글이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메타와 협력 중이라는 로이터 보도 이후 주가가 3.2% 하락했다.
미디어 업종에서도 대형 이슈가 이어졌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제시한 1,084억 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 제안을 거부하고, 넷플릭스의 구속력 있는 제안을 선택했다.
이에 넷플릭스 주가는 소폭 상승한 반면, 워너브러더스와 파라마운트 주가는 각각 2.4%, 5.4% 하락했다.
유튜브는 2029년부터 아카데미 시상식을 전 세계에 무료 독점 스트리밍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에너지주는 강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해 '봉쇄 조치'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유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코노코필립스와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은 각각 4% 이상 올랐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고용시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여지가 여전히 있다"고 언급하며 시장에 일부 안도감을 줬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를 1.5대 1로 웃돌았다. 나스닥시장에서도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두 배 이상 앞섰다. 거래량은 179억2,000만 주로 최근 20거래일 평균을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