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 고용이 11월 큰 폭으로 줄어들며 2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고용 부진이 실제 노동시장 상황을 과도하게 반영한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해석을 주문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는 11월 미국 민간 고용이 3만2,000명 감소해 2023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전달 고용 증가폭은 4만7,000명으로 상향 조정됐으며, 당초 시장은 1만 명 증가를 예상했다.
특히 소규모 사업체에서만 12만 명이 감소한 것이 전체 고용 감소의 주원인으로 나타났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관세 인상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중소업체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꼽는다.
반면 중견기업은 5만1,000명, 대기업은 3만9,000명 각각 증가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ADP 수치만으로 노동시장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ADP 고용 통계는 미 노동부 공식 통계와의 상관성이 낮아 월별 변동성이 크고 예측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팬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사무엘 톰스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ADP 통계는 공식 통계와의 연관성이 약해 이번 감소만으로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 모델은 11월 민간 고용이 실제로는 7만5,000~10만 명 증가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고용은 늘지 않지만 해고도 없는(no hire, no fire)' 정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서비스업 경기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11월 비제조업 PMI는 52.6으로 전달(52.4)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고용 지표는 4개월 연속 감소폭이 둔화했다.
다만 기업들은 관세 부담, 세관 서류 증가,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물류 지연 등을 제약 요인으로 지목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주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지만, 정부 셧다운 여파로 11월 공식 고용지표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연준이 평소보다 ADP 통계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12명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자 가운데 최소 5명은 추가 금리 인하에 부정적이지만, 이와 반대로 워싱턴 연준 이사진 일부는 인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BMO캐피털마켓의 살 과티에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ADP 부진이 비둘기파의 논리를 강화해 금리 인하를 이끌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