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부사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각자대표로 선임되며 그룹 핵심 사업 전면에 나섰다.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 사업의 경영 책임과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이라는 중책을 동시에 부여받으면서 승계 구도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신유열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기존 박제임스 대표와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각자대표에 내정됐다.

이는 단순히 임원 승진을 넘어, 신유열 부사장이 등기 임원으로서 법적·경영적 책임을 지고 그룹의 핵심 사업 실무에 뛰어들었다는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신 부사장은 2022년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 직후부터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아왔으나, 이번 각자대표 선임으로 바이오 사업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재계는 이번 인사가 신동빈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유통 및 화학 부문의 부진을 만회할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사업에 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하고, 오너 3세가 직접 사업 속도와 대형 투자를 주도함으로써 그룹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박제임스 대표가 기술 및 운영 전문성을 담당한다면, 신 부사장은 그룹의 재원 투입 결정,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대형 계약 및 투자 유치 등 외연 확장에 집중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부사장이 부여받은 또 하나의 중책은 롯데지주 내에 신설되는 '전략 컨트롤' 조직이다.

신 부사장은 이 조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할 예정이다.

이는 신 부사장이 특정 계열사 경영을 넘어, 그룹 전체의 경영 전략과 방향을 결정하는 사실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됨을 의미한다.

30대인 신 부사장이 그룹의 핵심 전략과 신사업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면서, 그룹의 경영 승계 구도와 속도는 한층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체 최고경영자(CEO)의 3분의 1에 달하는 20명의 CEO를 교체하는 파격적인 쇄신을 단행하며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지주에서는 고정욱 사장과 노준형 사장이 공동대표이사로 새롭게 내정되는 등 그룹의 핵심 조직장들도 대거 교체되며 세대교체와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