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중남미 가전 시장에서 'AI 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

올해 들어 AI 가전 판매량이 40%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과 현지 특화 라인업의 '투트랙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남미 시장 내 삼성 AI 가전의 누적 판매 수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다.

특히 세탁기와 건조기 기능을 하나로 합친 올인원 제품 '비스포크 AI 콤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실적을 견인했다.

해당 제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같은 기간 세탁기 부문 매출은 작년보다 약 80%나 급성장했다.

삼성전자가 중남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높은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중남미 스마트 가전 매출 규모는 올해 26억 달러(약 3조 6천억 원)에서 연평균 10%씩 성장해 2029년에는 38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현재 중남미의 스마트 가전 보급률은 약 11%에 불과하다. 한국(63%), 미국(18%), 유럽(16%) 등 주요 시장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그만큼 향후 교체 수요와 신규 유입 가능성이 큰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에너지 요금에 민감한 중남미 소비 성향을 고려해 '스마트싱스(SmartThings)' 기반의 에너지 절감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AI가 가전의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기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스마트싱스 기반 에너지 절감 기능 사용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제품 라인업 역시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촘촘하게 짰다.

'비스포크 AI 무풍 에어컨',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최신 프리미엄 제품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선호도가 높은 상냉동·하냉장(TMF) 냉장고와 전자동 세탁기 등 중저가 모델에도 AI 기능을 탑재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경험'을 중시하는 마케팅도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과테말라에 중남미 최초의 체험형 쇼룸 '까사 삼성(Casa Samsung)'을 열었다.

방문객들은 실제 집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빅스비, 영화 모드로 해줘"라고 말하면 조명이 어두워지고 에어컨이 저소음 모드로 바뀌는 등의 AI 홈 자동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파나마에 B2B 전용 공간인 '비즈니스 익스피리언스 스튜디오(BES)'를 오픈해 기업 및 공공기관 파트너들에게 맞춤형 AI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미국 타임지(Time)와 스타티스타가 선정한 '멕시코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의 스마트 홈 부문 1위에 오르며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밀레네 고메스 삼성전자 중남미 총괄 디렉터는 "중남미에서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삶의 리듬에 반응하는 중심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며 "프리미엄부터 실속형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AI 가전으로 현지 스마트 홈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