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온라인 유통사들이 수입산 식품 판매로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도, FTA(자유무역협정) 피해 농어업 지원을 위한 농어촌 상생기금에는 단 한 푼도 출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실이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 6곳(쿠팡·네이버·SSG닷컴·11번가·G마켓·옥션)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식품 매출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수입산 식품류 판매로만 3조 1518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SSG닷컴 1조 3532억 원 △네이버 671억 원 △11번가 215억 원 △G마켓 30억 원 △옥션 9억 원 등 6개 업체의 수입식품 유통 매출 총액은 4조 5978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출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납부 현황'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한 번도 기금 출연에 참여하지 않았다.

농어촌상생기금은 'FTA 농어업법'에 따라 2017년 조성된 자율 출연 기금으로, FTA로 피해를 입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농어업·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올해 8월 기준으로 224개 민간기업과 134개 공공기관이 참여해 누적 2780억 2000만 원이 모였다.

특히 올해는 CJ프레시웨이, SK에너지, SPC, 코오롱엘에스아이, 풀무원 등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기업 5곳도 출연에 동참했다.

이들 업체는 호두과자와 우동 등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수입산 원재료를 활용해 이익을 얻는 만큼 책임을 나누겠다'는 취지로 기금 참여를 결정했다.

반면, 쿠팡·네이버·SSG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은 수입산 가공식품 원재료 비중이 전체의 3분의 2에 달함에도 상생 책임에는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서삼석 의원은 "국민이 소비하는 식품의 상당 부분이 이미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를 유통하며 막대한 이익을 얻는 기업들이 상생의 책임을 외면하는 것은 사회적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농어촌 상생기금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FTA 체제 속에서 농어민과 산업이 함께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