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미·중 간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13일(현지시간) 소폭 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불안이 다소 진정된 가운데, 프랑스와 일본의 정치 불확실성이 유로화와 엔화 약세로 이어졌다.

이날 달러지수(DXY)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0.1% 오른 99.00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출품에 100% 관세 부과를 예고한 이후 급락했던 낙폭을 일부 회복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중국을 걱정하지 마라.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은 존경받는 지도자이며, 미국은 중국을 돕고 싶지 해치려는 것이 아니다"고 밝히며 강경한 무역 발언의 수위를 낮췄다.

이 발언은 일시적으로 시장의 안도감을 불러왔다.

티모시 켈러허 호주 커먼웰스은행 외환영업 총괄은 "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나 막판에는 강경 조치를 완화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콜럼버스데이(Indigenous Peoples’ Day) 휴장으로 거래량이 줄었지만,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5% 오른 1달러당 151.98엔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자민당 새 대표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장관이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과 결별한 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유로화는 프랑스 대통령실이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를 중심으로 한 내각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0.1% 하락한 1.1609달러에 거래됐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일본과 유럽의 정치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달러에 상대적 강세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다만 미·중 무역 협상이 실제 진전될 경우 달러 강세가 길게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달러 반등이 정치 이벤트와 휴일 거래량 감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국내 한 외환딜러는 "트럼프의 '중국 달래기' 발언으로 시장이 다소 안도했지만, 11월 관세 시행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실제 관세 부과 여부와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달러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