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5개월 만의 저점에서 반등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발언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다소 완화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렌트유 12월물은 이날 오전 0시45분(GMT 기준) 배럴당 63.60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87센트(1.39%) 상승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48% 오른 59.77달러에 거래됐다. 두 지표 모두 지난 금요일 4% 가까이 급락하며 5월 이후 최저가를 기록한 뒤 하루 만에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번 반등의 배경에는 미·중 간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이 깔려 있다.

중국이 최근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1일부터 중국산 미국 수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맞대응했다.

하지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양국이 실제로 극단적인 조치를 시행하기보다는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이번 조치들이 실제로 시행될 가능성은 낮고, 양측 모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압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 5월 합의된 관세 유예 조치가 무기한 연장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무역 긴장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공급망 불안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정세 완화도 유가 반등을 뒷받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자전쟁이 끝났다"고 공식 선언하며 이스라엘 방문길에 올랐다. 이는 미국의 중재로 이뤄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인질 및 수감자 교환 합의가 가시화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시켜 원유 공급 우려를 다소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기술적 조정'으로 보면서도,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 리스크가 여전히 유가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60달러 초반대에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될 경우 수요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며 "단기 반등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