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용시장 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연 4.00~4.25%로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이 더 약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물가안정과 최대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신규 고용 창출이 정체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흑인·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의 채용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해고가 확대되면 실업률이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dot plot) 전망에 따르면, 올해 10월과 12월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추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새로 합류한 스티븐 미란 이사는 "보다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소수 의견을 냈다.
연준은 올해 말 물가상승률을 3.0%, 실업률을 4.5%로 전망했다. 성장률 전망치는 1.6%로, 지난 6월 전망치(1.4%)보다 소폭 상향됐다.
파월 의장은 "이번 인하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향후 결정은 회의별로 데이터를 보며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인하 요구와도 맞물려 정치적 논란을 불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하는 등 연준 운영에 개입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정책 결정은 전적으로 경제 데이터에 기반한다"며 독립성을 거듭 강조했다.
금리 인하 발표 직후 뉴욕 증시는 잠시 상승했으나 혼조세로 마감했다.
달러 가치는 소폭 올랐고, 국채 금리와 선물시장은 10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90% 이상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