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 내 소유권을 미국 측이 통제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기본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합의는 오는 19일(현지시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에서 최종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열린 양국 고위급 회담 후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틱톡의 미국 내 안보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중국이 원하는 '중국적 특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기본 틀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틱톡은 미국 내 사용자 수만 1억 7,000만 명에 달하는 인기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번 합의는 장기간 이어진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드문 돌파구로 평가된다.
베센트 장관은 "9월 17일 시한을 앞두고 중국 측이 합의에 나선 것"이라며 "합의 세부 내용 확정을 위해 최대 90일 연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핵심 알고리즘과 기술을 미국 측에 완전히 이전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틱톡에 지분을 유지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최종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지난해 자신의 대선 재선 과정에서 중요한 소통 창구였다고 강조하며 앱 폐쇄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이번 합의가 실제로 이행되려면 미 의회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2024년 공화당 주도로 통과된 법안은 틱톡이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정부에 제공할 수 있다는 안보 우려를 근거로 소유권 매각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측 수석 협상가 리청강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중국 기업을 억압하면서 협력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틱톡 문제에 대해 기본적 합의를 이뤘다"고 확인했다.
이번 합의는 4개월간 이어진 미·중 고위급 협상의 일부 성과다. 양측은 유럽 주요 도시에서 연속 회동을 이어오며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보복, 희토류 수출 제한 등 갈등 현안을 논의해왔다.
한편, 오는 19일 예정된 트럼프-시 주석 간 통화에서 틱톡 합의가 공식 발표될 경우, 양국 관계가 최근의 갈등 국면에서 부분적인 완화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상징적 휴전'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틱톡 문제는 양국 간 복잡하게 얽힌 기술·무역 갈등의 한 단면일 뿐, 반도체 수출 규제, 희토류 공급 제한, 에너지 제재 등 구조적인 갈등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이번 합의를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젊은 세대와의 소통 창구라는 점을 강조해왔고, 이는 정치적 지지층 결집과 직결된다.
따라서 합의 발표가 실제 제도적·법적 이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중국 역시 틱톡을 전략적 협상 카드로 활용해 미국의 압박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핵심 기술인 알고리즘과 데이터 처리 권한을 어디까지 넘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기술 이전을 제한할 경우, 합의는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양국 간 긴장 완화 기대감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높이고, 특히 기술주와 중국 관련 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틱톡 합의가 미·중 패권 경쟁의 '휴전선'일 뿐이라는 인식이 강해, 불확실성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리스크 요인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