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빌딩 투자’ 국토부 주택도시기금 1800억 전액 손실

박진호 기자 승인 2024.09.04 20:03 의견 0


국토교통부가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주택도시기금 1800억원이 전액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도시기금은 주로 저소득층의 임대주택 공급과 디딤돌·버팀목 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주택 구입 자금·전세자금 지원에 사용된다.

국토부는 기금을 지출하고 남은 여유자금으로 국내외 주식·채권·부동산(대체투자) 등에 투자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투자 자산이 1건, 180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이는 국토부로부터 자금 운용을 위탁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인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에 투자한 기금 여유자금이다.

당초 연 6%의 수익률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미국 빌딩 공실률이 늘면서 올해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의 자산 가치가 투자시점(1.4조원) 대비 30% 급락했다.

이어 지난 3월 해당 빌딩 차주인 글로벌 부동산 개발사가 자금난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까지 불거졌고, 5개월 만에 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

국토부는 장기간 손실 상태인 자산을 손실로 회계 처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올해 회계부터 손실로 분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가뜩이나 서민의 주거안정에 쓰여야 할 기금이 줄고 있는데, 여유자금 손실까지 확인됐다”며 “특히 해외 부동산 수익률은 최근 2년 연속 마이너스인 데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만큼 운용에 문제가 없었는지 정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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