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ntel)이 3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리프-부 탄(Lip-Bu Tan) 최고경영자(CEO)가 단행한 대규모 비용 절감과 자산 매각이 효과를 보였다는 평가다.

23일(현지시간) 인텔은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0.23달러로, LSEG(구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01달러)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조정 영업이익률도 40%로 예상치(35.7%)를 상회했다.

이 소식에 인텔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 급등했다.

이번 실적 개선은 탄 CEO가 취임 이후 추진한 '체질 개선' 전략의 결실로 평가된다.

인텔은 지난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직원 수를 전년 대비 20% 이상 감축했고, 불필요한 생산시설과 자산을 매각했다.

탄 CEO는 전임자 팻 겔싱어 시절 추진됐던 TSMC와 경쟁하는 위탁생산 전략을 대폭 축소했다. 대신 핵심 CPU 경쟁력 회복과 AI 반도체 고객 맞춤형 설계 서비스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실적은 인텔이 소프트뱅크(20억 달러), 엔비디아(50억 달러), 미국 정부(89억 달러)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뒤 처음으로 발표한 것이다.

미국 정부의 10% 지분 투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 CEO의 '중국 연계 논란'을 지적한 뒤 긴급 회담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시장에서는 이러한 국가 차원의 전략 투자가 인텔의 재무 안정성 강화 및 현금 유동성 확보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인텔은 3분기 데이터센터용 CPU 수요가 예상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진스너 CFO는 "AI 서버 확산에 따라 기존 CPU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재는 오히려 수요 초과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차세대 18A 제조공정의 수율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2027년은 되어야 업계 표준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인텔은 올해 4분기 매출 전망을 128억~138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33억 7000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은 지난해 'TSMC 따라잡기' 전략의 실패로 4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지만, 탄 CEO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반등의 계기가 되고 있다"며 "다만,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두고 엔비디아와의 기술 격차를 얼마나 빨리 좁힐 수 있을지가 향후 주가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