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외국계 기업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중국지부(ECCC)는 회원사 중 한 곳이 이로 인해 수백만 유로의 손실을 입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ECCC는 피해 기업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다수 회원사들이 희토류 접근 절차의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로,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생산량의 69%와 매장량의 약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 같은 공급망 지배력을 무역 협상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해왔다.
특히 지난해 말 이후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하며, 군사적 활용 여부를 입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중 간 무역 휴전이 이뤄진 지난 5월 이후에는 단일 건별 수출허가제를 도입했지만, 승인 과정이 일관되지 않아 기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ECCC는 "6~7월 일시적으로 허가가 늘었지만 최근 다시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U는 지난해 희토류 수입의 절반가량을 중국에 의존했다. 그 뒤를 러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이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출 규제 장기화는 유럽 제조업 전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 기업들은 올해 3분기 희토류 부족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CCC는 오는 주 브뤼셀에서 EU 정책 결정자들과 만나 희토류 접근 문제와 중국의 산업정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은 중국과 연간 약 7,320억 유로 규모의 교역을 하고 있는 만큼, 희토류를 둘러싼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