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글로벌 음료·스낵 기업 펩시코에 약 40억 달러(약 5조4,000억 원)를 투자하며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섰다.
이는 펩시코 시가총액의 약 2% 규모로, 전체 시총은 약 2,0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펩시코는 최근 주가가 2023년 5월 고점 대비 25% 이상 하락하며 투자자 불안을 키웠다. 다만 엘리엇의 개입 소식이 전해진 2일(현지시간) 주가는 2% 가량 반등했다.
엘리엇은 공개 서한에서 북미 음료 부문과 식품 부문(PFNA)의 성장세가 정체되며 경쟁사 대비 수익성이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PFNA의 경우 최근 실적 부진으로 인해 회사가 올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정도로 악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펩시코가 공격적으로 확장한 신규 브랜드 투자 역시 도마에 올랐다.
5% 지분을 보유한 에너지음료 셀시우스(Celsius)와 약 20억 달러에 인수한 프로바이오틱 소다 '파피(Poppi)' 등은 초기 시장 반응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 수익 기여도가 낮다는 비판이다.
이에 엘리엇은 ▲보틀링 네트워크 재프랜차이즈 또는 분리 매각 ▲퀘이커 푸드(Quaker Foods) 등 비핵심 자산 정리 ▲핵심 브랜드에 집중한 투자 전략 전환을 촉구했다.
과거에도 펩시코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은 바 있다.
약 10년 전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Nelson Peltz)가 스낵 부문 분리를 요구했지만 결국 무산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번 엘리엇의 움직임은 다시 한번 경영 전략 변화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펩시코는 최근 무인공색소 제품 확대를 예고하며 '건강한 미국 만들기(MAHA)' 위원회의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레이즈(Lay's), 토스티토스(Tostitos) 등 주요 스낵 브랜드를 내년부터 인공 색소 없는 천연 원료 기반으로 리브랜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