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불법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 등 무허가 의약품을 제조하고 판매해 12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일가족이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사법 및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주범인 아들을 구속하고 공범인 어머니와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수사 회피를 위해 판매 대금을 모바일 상품권이나 무인 택배함을 통해 받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의 수사는 무허가 스테로이드 판매업자 조사 과정에서 불법 제조업자의 정보를 확보, 즉시 현장을 압수수색해 약 2000만 원 상당의 상품권과 완제품 및 반제품 약 1만6000여 개, 그리고 제조 장비와 부자재 등을 압류했다.

수사 결과, 이들은 지난 202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2년 3개월간 불법 의약품을 제조·판매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초기에는 해외 직구 사이트를 통해 무허가 스테로이드, 성장호르몬 등 완제품 약 2만3000개(12억 4000만 원 상당)를 수입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판매했다.

이후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는 직접 제조에 나섰다.

아들은 주거지 근처 오피스텔에 '바이알 캡핑기', '용기 밀봉기' 등 전문 제조 장비를 설치하고 인도와 중국에서 스테로이드, 성장호르몬 등 반제품(대용량 의약품이 담긴 바이알·용기)을 수입하는 등 원료 구매와 제조·판매 전반을 총괄했다.

어머니는 제조 작업과 택배 발송을 담당하며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스테로이드 정제와 주사제'는 소분, 라벨링, 포장하는 방식으로 성장호르몬 등 다른 의약품은 라벨링, 포장하는 방식으로 약 2만 6천 개의 불법 의약품을 제조했다.

또한 스테로이드 복용 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함께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 허가 전문의약품(간 기능 개선제 등) 약 900개(2000만 원 상당)도 함께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매우 치밀한 방법을 사용했다.

총 1,882명의 구매자로부터 판매 대금을 모바일 상품권이나 무인 택배함(현금, 상품권)으로 수령했으며, 최근 불법 의약품 단속이 강화되자 SNS 판매 대화방에 신규 회원 모집을 중단시키고 보안을 철저히 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압수된 스테로이드 제제 등은 정상적인 의약품처럼 엄격한 제조 환경에서 생산되지 않은 제품이므로, 투여 시 세균 감염, 면역체계 파괴, 성 기능 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절대로 사용하지 말고 즉시 폐기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