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기준금리를 현행 2.50%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이번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 "국내 물가가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고,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점을 감안할 때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통위 결정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세계경제는 여전히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 성장세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국가별로 물가 흐름도 엇갈리는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은 중동 긴장 완화와 미·중 무역협상의 일부 진전으로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됐다.

이에 따라 주요국 증시는 큰 폭으로 올랐으며,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재개 기대감 속에 소폭 하락했다. 미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금통위는 "향후 세계경제는 미·중을 포함한 주요국 간 관세 협상 결과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변화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졌지만,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소비 회복과 수출 증가세 유지로 성장 둔화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지표에서는 전체 취업자 수가 증가했으나, 제조업 등 일부 업종은 여전히 감소세를 보였다.

향후 경제는 소비심리 회복과 추경 효과로 내수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으나,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수출 둔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금통위는 "향후 성장 경로는 대외 무역협상과 내수 회복 속도에 따라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가공식품 가격 상승과 농산물·석유류 가격의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2.2%를 기록했다.

반면,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은 2.0%로 전월과 동일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4%로 전달(2.6%)보다 낮아졌다.

금통위는 "향후 물가는 낮은 수요 압력과 안정된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2%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5월 전망치(소비자물가 1.9%, 근원물가 1.9%)와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자본시장 제도 개선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반면, 장기 국고채금리는 국채 발행 확대 가능성으로 인해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무역협상과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으로 1,300원대 중후반에서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주택시장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다가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시행 이후 다소 진정세를 보였으며, 지방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은 이전의 활발했던 주택거래 여파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세를 점검하며 물가가 목표 수준에서 안정되도록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리스크를 감안해 거시건전성 정책의 효과를 점검하고,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 가능성에도 주의할 방침이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성장 둔화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하되,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며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