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SKT 본사에서 열린 '책임과 약속' 기자 간담회에서 유영상 SKT 유영상 CEO가 사과하고 있다. 사진=SKT


SK텔레콤이 지난 4월 발생한 유심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고객 보호와 보상, 보안 강화를 골자로 한 대규모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이 이번 사고를 SK텔레콤의 귀책으로 판단한 직후, 사측은 위약금 면제, 요금 할인, 보안 인프라 개선 등 총 1조2천억 원 규모의 이른바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유영상 SKT 대표는 4일 긴급 이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고객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사적 차원의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SKT는 침해사고 발생 전(4월 18일 24시 기준) 약정 고객 중 침해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 및 7월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한다.

위약금은 약정 기간 내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제공 받은 할인 혜택의 전부 혹은 일부를 반환하는 금액으로 단말 지원금 반환금 또는 선택약정할인 반환금이 해당된다.

단말기 할부금은 단말기 자체를 할부로 구매한 대금으로, 통신 서비스 약정과 별개의 구매 계약이기 때문에 위약금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위약금 면제는 기납부한 위약금을 신청하면 환급하는 형태로 진행 예정이며, 상세 내용은 T월드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 예정이다.

SKT는 정보보호와 관련, 최신 사이버 위협까지 대응 가능한 글로벌 TOP 수준 모바일 단말 보안 솔루션 '짐페리움(ZIMPERIUM)'을 가입 중인 모든 고객에게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해당 솔루션은 준비기간을 거쳐 올 하반기 중 고객에게 제공된다.

짐페리움은 군/정부/금융사/통신사 등 2,500여개 기업이 사용하며, 높은 수준의 보안성이 입증된 글로벌 TOP 수준 모바일 보안 솔루션이다.

SKT는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한 유심 복제 피해 발생 시 필요한 경우 외부 기관과 함께 피해 보상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또, 사이버 침해 관련 기업 보험 한도를 기존 10억에서 1,000억으로 늘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사고에 대해서도 안정적인 보상이 가능한 체계를 마련했다.

SKT는 철저한 기술적 대비를 바탕으로 침해사고 관련 고객 피해를 방지하는 한편,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침해 또한 충분히 대응할 준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SKT는 정보보호 강화를 위한 5년간 7,000억 원 투자 계획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최고 수준 정보보호 인력을 영입하고 내부 전담인력을 육성하는 등 정보보호 전문 인력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한다. 보안 기술·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액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정보보호 기금 100억원을 출연해 국내 정보보호 생태계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 기금은 정보보호 관련 유수 대학과 연계한 인재육성과 산학연계 프로그램 운영, 유망 정보보호 스타트업 발굴 및 지원 등 마중물 역할로 인재, 기술, 산업의 주요 요소가 선순환하는 정보보호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보호 관련 거버넌스도 대폭 개편,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을 CEO 직속으로 격상하고, 이사회에는 외부 보안 전문가를 영입한다.

또한 회사 보안 상태를 진단하는 '레드팀(Red Team)'을 신설하고, 정기적인 모의 해킹과 취약점 점검도 병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 NIST의 사이버 보안 프레임워크(CSF)를 기준 삼아, 향후 3년 내 국내 최고 수준, 5년 내 글로벌 최고 수준 보안 체계를 달성하겠다는 자체 목표도 세웠다.

SKT는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 믿고 기다려준 고객들을 위해 8월 통신 요금 할인, 연말까지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할인 대폭 확대 등 총 5,000억 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도 함께 발표했다.

고객 감사 패키지 대상은 7월 15일 0시 기준 SKT 고객 및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을 포함한 약 2400만 고객이다.

먼저, 전 고객(7월 15일 0시 기준)의 8월 통신요금을 50% 할인한다. 고객들의 별도 신청 절차는 없으며, 8월에 사용한 통신 요금(월정액+문자/음성/데이터통화료)에서 50% 할인이 자동 적용된다.

또,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와 협의해 알뜰폰 고객 대상으로도 8월 통신 요금(월정액+문자/음성/데이터통화료)의 50% 할인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SKT는 전 고객(7월 15일 0시 기준)에게 매월 데이터 50GB를 추가 제공한다. 별도 신청 필요 없이 8월부터 연말까지 전 고객에게 자동 적용된다.

데이터가 제한되는 일부 어린이 및 청소년용 요금제는 50GB가 기본 제공되지 않으며 법정대리인이 고객센터와 대리점을 통해 제공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외 19세 미만 자녀가 있는 경우 법정대리인이 데이터 제공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SKT는 T멤버십을 통해 8월부터 다양한 제휴사에서 매월 50% 이상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T 멤버십을 통해 매월 3개 제휴사를 선정, 할인율을 대폭 확대해 10일 단위로 릴레이 할인을 제공한다. 참여 예정인 주요 제휴사는 뚜레쥬르(최대 50% 할인), 도미노피자(최대 60% 할인), 파리바게뜨(최대 50% 할인) 등이다.

T 멤버십 할인은 연말까지 SKT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도 기존 고객과 동일하게 적용 받을 수 있다.

또, SKT는 침해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이 해지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재가입 할 경우에는 별도 절차 없이 가입 연수, 멤버십 등급을 원상복구해 제공한다.

해지 고객은 해지일로부터 6개월 내 재가입 계획이 없더라도 기존 가입 정보를 원복할 수 있다. 해지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기 전에 T 월드 앱 또는 홈페이지에서 고객 정보 보관 동의를 신청해두면 동의일로부터 3년 내 SKT 재가입 시 기존 가입 정보를 원복할 수 있다.

SKT는 이 같은 내용의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의 상세 내용을 문자 메시지와 별도 안내 페이지를 통해 전 고객에게 안내 예정이다.

유영상 SKT CEO는 "믿고 기다려주신 고객에 대한 감사와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 보안이 강한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의 의미로 이번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이번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리고,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