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는 5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경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청정에너지 투자 증가로 인해 올해 전 세계 에너지 투자가 사상 최고치인 3조 3000억 달러(약 4,491조 6,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IEA의 '세계 에너지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원자력, 에너지 저장 기술을 포함한 청정에너지 분야에는 약 2조 2000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화석연료 부문 투자 규모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경제 및 무역 상황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신규 에너지 프로젝트 승인을 보류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존 프로젝트에는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은 최대 수혜 분야로, 올해 투자 규모가 4,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저장 분야도 약 660억 달러로 투자 확대가 전망되며, 이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여겨진다.

배터리는 공급이 많은 시점에 전력을 저장하고 수요가 높은 시점에 방출함으로써 에너지 수급의 균형을 맞출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태양광 및 풍력에 비해 투자 규모가 뒤처져 있었다.

반면, 석유와 가스 부문 투자는 감소할 전망이다. 유가 하락과 수요 감소 예측으로 인해 2025년 상류 부문(탐사 및 생산) 투자는 6%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2020년 코로나19 위기 이후 처음 있는 감소다.

IEA는 또한 연간 4천억 달러 수준의 전력망(grid) 투자가 발전 및 전기화 지출보다 적어 전력 공급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30년대 초까지는 전력망 투자와 발전 투자가 거의 동일한 수준에 도달해야 하지만, 현재는 각종 규제와 변압기 및 케이블 공급망 부족으로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

에너지 투자 양상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많은 개발도상국은 에너지 인프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중국은 전 세계 청정에너지 투자에서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