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에 걸친 법적 공방 끝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낸스(Binance)에 대한 소송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양측은 공동 소송 철회 신청서를 미국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 제출하며, 오랜 법적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SEC는바이낸스와 그 창립자 창펑 자오(Changpeng Zhao)에 대한 소송을 자발적으로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결정은 '규제 집행을 통한 암호화폐 단속' 시대의 종식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바이낸스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암호화폐 업계의 거대한 승리"라며 소송 종료 소식을 알렸으며, SEC 역시 별도 성명을 통해 이번 소송 철회를 재량권 행사에 따른 적절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기각 후 재기소 불가(with prejudice)' 조건으로 철회돼, SEC는 동일한 사안으로 바이낸스를 다시 고소할 수 없게 된다.

SEC는 2023년 바이낸스를 상대로 미국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증권으로 간주되는 토큰의 불법 상장, 고객 자금의 부적절한 운용, 거래량 인위적 부풀리기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바이낸스는 실시간 거래 기능 출시 등 기술 및 규제 측면에서 성과를 내며 입지를 다져왔고, 이번 소송 기각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결정은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SEC 위원장 시절의 공격적인 규제 기조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취임한 신임 위원장 폴 앳킨스(Paul Atkins)는 보다 명확한 규제를 지향하며, 암호화폐 친화적 환경 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폴 앳킨스 위원장은 취임 직후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이번 바이낸스 소송 철회는 그 비전에 가까워지는 한 걸음으로 풀이된다.

바이낸스 역시 공식 성명을 통해 "혁신은 규제의 칼날 아래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 준 폴 앳킨스 위원장과 트럼프 행정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한편, 올해 들어 SEC는 코인베이스(Coinbase), 크라켄(Kraken), 제미니(Gemini), 로빈후드(Robinhood) 등 주요 암호화폐 업체들과의 소송도 잇따라 철회했다.

하지만 여전히 리플(Ripple)과의 소송은 법원에서 고전 중이며, SEC는 해당 소송의 조속한 마무리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