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내년에 사상 최대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한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AI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대비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확보에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는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 66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약 97조 원)로 상향 조정했으며, 내년에는 이보다 현저히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수전 리(Susan L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했다.

3분기 실적에서 메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지만, AI 관련 비용이 32% 급증하면서 수익성 둔화 우려가 불거졌다.

이에 따라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메타 주가는 8% 가까이 하락했다.

저커버그 CEO는 "AI 인프라 투자는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지금은 공격적으로 캐파(생산용량)를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는 올해 6월, 사내 AI 연구조직을 통합한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eta Superintelligence Labs)'를 출범시켰다. 업계 최고 수준의 인재를 확보했으며, 연산력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구축 중이다.

AI 반도체 확보 경쟁에서도 메타는 엔비디아의 H100·B100 GPU를 대량으로 구매 중이다.

저커버그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초지능 도달 시점에 대해 다양한 예측이 존재하지만, 메타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맞춰 인프라를 미리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도달 시점이 늦어지더라도, 추가 연산력은 기존 광고·메타버스 사업 효율화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인프라 투자는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향후 글로벌 생태계 주도권을 결정짓는 국가급 프로젝트 수준의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메타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아마존, 오픈AI 등 글로벌 'AI 빅5'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과 반도체 확보 경쟁에 뛰어들면서 인프라 구축 비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메타는 올해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560억~590억 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572억 달러)를 소폭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