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세 번째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이번이 올해 마지막 인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시사했다.

시장은 연준의 완화 속도 조절 신호에 주목하며 12월 추가 인하 기대감을 일부 거둬들였다.

29일(현지시간) 연준은 기준금리를 3.75~4.00% 범위로 0.25%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이는 노동시장 둔화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결정에서는 내부 의견 분열이 두드러졌다.

스티븐 미런 연준 이사는 '더 큰 폭의 인하 필요'를 주장했고,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인하 반대' 입장을 내며 양방향 이견이 동시에 표출됐다.

이는 1990년 이후 서로 다른 방향의 반대가 동시에 나온 세 번째 사례로, 정책 방향에 대한 위원 간 시각차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고용·물가 등 핵심 통계 데이터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며 "불확실성 속에서는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안개 속에서 운전할 때는 속도를 줄이는 것이 상식"이라며 "12월 회의에서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 직후 시장은 연준의 '인하 종료 신호' 로 받아들였다.

연준이 올해 9월과 10월 연속으로 금리를 내린 데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인하를 단행했지만, 파월 의장이 "정책이 사전 설정된 경로에 있지 않다"며 추가 완화 가능성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2월 9~1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의 금리 인하 확률은 약 2:1 수준으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번 결정이 "통화정책 전환기의 신중함을 보여준 조치"라고 평가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명시적으로 '휴식기'를 언급한 것은 통화정책 전환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강세 둔화와 미 장기채 금리 안정이 예상되며, 원·달러 환율 및 금리 인하 기대 심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12월 이후 인하 중단이 확정되면 미국 국채금리가 재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채권 투자보다 주식·AI·인프라 등 실물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