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대규모 대러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 재무부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 로스네프트(Rosneft)와 루크오일(Lukoil)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 무의미한 전쟁을 끝내길 거부하고 있다"며 "크렘린의 전쟁 자금을 뒷받침하는 핵심 에너지 기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관련 러시아 계열사들도 추가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거나 보류한다고 밝혔으며, 협상 진전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제재가 영구적일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해 제재의 지속성 문제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유럽연합(EU)도 이날 19번째 대러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

이번 패키지는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금지를 핵심으로 하며, 단기 계약은 6개월 후 종료, 장기 계약은 2027년 1월 1일부터 종료되는 방식으로 단계적 시행된다.

EU는 또 러시아의 제재 회피에 동원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 소속 유조선 117척을 추가로 제재 목록에 올려 총 558척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번 패키지에는 러시아와 거래를 도운 것으로 지목된 중국 석유 관련 법인 4곳(정유·무역회사 등)도 포함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는 '정책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지속성·국제적 공조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인도 등 주요 구매국과 주요 은행의 참여가 미흡하면 실효성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