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당국자들이 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만나, 관세에서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확산된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협상은 최소 이틀간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첫날에는 두 나라 대표단이 런던의 랜커스터 하우스(Lancaster House)에서 지난달 제네바에서 잠정 합의했던 내용을 재확인하고 협상의 진전을 도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당시 합의는 양국 간 긴장을 일시적으로 완화시켰으나, 이후 미국은 중국이 특히 희토류와 관련된 약속 이행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해 왔다.
백악관의 케빈 해셋(Kevin Hassett) 국가경제위원장은 CNBC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의 목적은 중국이 진지한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고, 희토류 수출 재개에 대한 '악수'(실질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중국 측이 희토류 수출 재개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런던 협상은 양국 경제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세로 인한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중국의 5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5% 급감했으며, 이는 2020년 2월 팬데믹 이후 최대 폭의 하락이다.
미국 역시 기업과 가계 신뢰지수가 타격을 입었고, 1분기 GDP는 물가 상승을 우려한 조기 수입 급증으로 역성장했다.
현재까지 인플레이션은 비교적 억제되고 있으며, 고용시장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올여름쯤부터 균열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는 미국 측에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가 참석했다.
중국 측은 허리펑(何立峰)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에 왕원타오(王文涛) 상무부장과 리청강(李成钢) 수석 협상관이 포함됐다.
희토류 이슈가 중심이 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 통제를 관장하는 상무부의 루트닉 장관 참석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부과한 수출 제한 조치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모터에 필수적인 희토류 자석의 거의 전량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이들 핵심 광물의 수출을 전면 중단해 글로벌 자동차, 항공, 반도체, 방산 산업의 공급망을 뒤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주 1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통화했으며, 시 주석은 무역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대만 문제에 대한 강경 대응을 경고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역에 집중한 매우 긍정적인 통화였다"고 밝히며, 이번 런던 회담의 분위기를 띄웠다.
트럼프는 또한 시 주석이 희토류 광물 및 자석의 미국 수출 재개에 동의했으며, 중국이 미국 주요 3대 자동차 업체에 희토류 수출 임시 허가를 부여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