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인도의 제조업 성장세가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됐다. 이는 물가 압력과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수요가 다소 약화된 데 따른 것이지만, 고용 증가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흐름도 나타났다.
탄탄한 제조업 성장은 인도 경제가 주요 국가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진 인도는 지난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하며, 2024년 초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S&P 글로벌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HSBC 인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월 57.6으로 전월의 58.2에서 하락했다. 이는 잠정치였던 58.3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여전히 경기 확장과 위축의 기준선인 50.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HSBC의 인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프란줄 반다리(Pranjul Bhandari)는 "5월 PMI는 제조업 부문이 또 한 달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음을 보여주지만, 생산과 신규 주문의 증가 속도는 전월 대비 둔화됐다"고 밝혔다.
신규 주문, 즉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는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건강한 내수 소비와 해외 수출 덕분에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생산 증가율도 2월 이후 가장 낮은 속도로 둔화됐으나, 제조업체들은 향후 1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고용 증가였다. 제조업체들은 PMI 조사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채용을 확대했으며, 비정규직보다 정규직 고용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다리는 "고용 증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한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 압력도 5월에 더 강해졌다. 투입비용 인플레이션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기업들은 소비자 가격에 부담을 전가시켰다. 이에 따라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은 최근 11년 중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였다.
이러한 물가 압력은 인도중앙은행(RBI)의 통화정책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RBI의 목표치인 4.0%를 여전히 밑돌고 있긴 하지만, 올해 들어 기준금리(레포금리)는 누적 50bp(0.5%p) 인하된 상태다.
로이터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RBI는 오는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세 번째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8월에도 추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