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유통 기업 컬리와 손잡고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 새벽배송 서비스를 본격 도입한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부문장은 9일 서울 종로구 네이버스퀘어 종로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네이버에서도 고객들이 새벽배송은 물론, 필요한 소용량 상품을 자유롭게 담아 장보기를 할 수 있게 된다"며 새 전략을 소개했다.

네이버와 컬리는 지난 4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온라인 프리미엄 장보기 서비스인 '컬리N마트'를 새롭게 출시했으며, 컬리의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은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에 합류해 스마트스토어 상품의 새벽배송을 이미 시작했다.

'컬리N마트'에서는 네이버와 컬리 사용자들의 구매빈도와 선호도가 높은 장보기 상품을 엄선해 판매한다.

컬리의 프리미엄 및 PB 상품과 신선식품, 생필품은 물론, 기존의 장보기 플랫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만의 독특하고 색다른 인기 상품을 컬리N마트에서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입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컬리 샛별배송도 동일하게 운영된다. 사용자가 컬리N마트를 통해 오후 11시 이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컬리와 동일한 콜드체인 기반 새벽배송망을 통해 다음날 아침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

​네이버는 이번 협업의 핵심 키워드로 '단골력'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AI 기반 추천을 통해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관심사에 맞춘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 블로그·카페 등 UGC(사용자생성콘텐츠)와 연동한 상품 추천도 추진할 계획이다.

즉, AI를 활용해 사용자의 관심 테마를 분석·추천하고, UGC(사용자생성콘텐츠)와 연계한 큐레이션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네이버의 청사진이다.

네이버는 이날 글로벌 택시 호출 플랫폼 '우버 택시(Uber Taxi)'와의 새로운 파트너십 계획도 발표했다.

네이버는 3분기 중 우버 택시와의 제휴를 통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우버 택시의 멤버십 서비스 '우버 원(Uber One)'을 연계할 계획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네이버와 컬리의 협력을 두고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경쟁 구도가 크게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그간 검색·스마트스토어 중심의 플랫폼 성장 전략을 펼쳐왔지만,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는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컬리와의 협업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품게 되면서 쿠팡 '로켓프레시', SSG닷컴 '쓱배송'과 정면으로 경쟁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 장보기 시장은 '쿠팡 vs 네이버-컬리 vs SSG' 3강 구도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컬리의 새벽배송, 그리고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와의 제휴까지 결합되면, 네이버는 단순 커머스를 넘어 생활 전반의 구독형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이는 쿠팡 와우 멤버십과 유사한 구조지만, 플랫폼 다각화 측면에서는 한발 앞선 행보다"고 말했다.

다만, 새벽배송은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사업 모델로 꼽힌다. 이미 쿠팡도 적자 전환과 물류비 부담으로 고민을 겪고 있고, 컬리 역시 상장 추진 과정에서 '적자 구조'가 지적된 바 있다.

그런 만큼, 네이버-컬리 동맹이 물류 효율화와 비용 구조 개선을 얼마나 해낼 수 있느냐가 장기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강력한 플랫폼 트래픽과 AI 기술을, 컬리가 물류 인프라를 제공하는 '맞손'은 전략적 시너지가 크다"며 "결국 승부처는 단순 배송 서비스가 아니라 멤버십 락인과 고객 충성도 확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