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Lip-Bu Tan)이 자사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전략에 대대적인 변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수십억 달러가 투입된 18A 반도체 제조공정을 외부 고객에게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탄 CEO는 전임자 팻 겔싱어가 중점 추진했던 18A 공정의 매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 공정은 주요 고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으며, 개발비만으로도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다.

이를 외부 판매에서 제외할 경우,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회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탄 CEO는 차세대 공정인 14A에 집중해 TSMC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현재 애플,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고객사들은 TSMC에 칩 생산을 맡기고 있어, 이들을 인텔로 유인하기 위해 공정 경쟁력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기존에 계약한 18A 생산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인텔이 자체 개발한 칩과 함께,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납품하기로 한 소량의 제품 생산이 포함된다. 일정상 14A를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8A의 외부 마케팅 중단 여부는 이르면 7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결정은 올가을로 미뤄질 수 있으며, 그 배경에는 사안의 복잡성과 막대한 자금 규모가 있다.

인텔은 이와 관련해 "루머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립부 탄 CEO와 경영진은 기술 로드맵 강화, 고객 신뢰 회복, 재무 구조 개선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 CEO는 취임 이후, 엔지니어링 인재 영입과 중간 관리자 축소를 통해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이번 18A 전략 수정이 실제 실행될 경우, 그의 가장 강력한 구조 개편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텔은 지난해 1986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4년 한 해 동안 188억 달러(약 26조 원)의 순손실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