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통계청
지난 7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6% 상승하며 4개월 연속 2%대를 유지했다. 전월 대비로는 상승폭이 0.2%p 커졌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집중호우, 국제유가 상승 등 일시적 영향이 컸다며, 근원물가의 안정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8월부터는 2% 초중반대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최근 중동정세 관련 국제유가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적기 대응하기로 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1년 전보다는 2.6%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로 정점에 달한 후 올해 1월 2.8%까지 둔화했다. 이후 2월과 3월 3%대로 돌아섰지만 4월부터 3개월 연속 2%대에 안착했다.
7월 들어 집중호우 등 기상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전월비 0.9%, 전년동월비 9.0% 올라 강세를 보인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석유류 가격도 전월비 3.3%, 전년동월비 8.4% 상승했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지난해보다 5.5% 올랐다.
사과 39.6%, 배 154.6% 등의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배는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업제품(2.6%)은 휘발유(7.9%), 경유(10.5%) 등이 오른 반면 기초화장품(-3.2%), 조제약(-2.4%) 등은 하락했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8.4%로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서비스(2.3%)는 보험서비스료(15.1%), 공동주택관리비(4.3%)가 오른 반면, 가전제품렌탈비(-6.9%), 자동차보험료(-2.7%) 등은 내렸다.
전기·가스·수도는 지역난방비와 상수도료가 9.7%, 3.8%씩 각각 올랐지만, 전기료(-0.4%)가 내리면서 지난해보다 1.0%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12.67로 2.1% 올라 전월 대비 0.1%p 높은 상승 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수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11.27로, 지난해보다 2.2% 올라 전월과 상승 폭이 같았다.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16.36으로 지난해보다 3.0% 올랐고 전월보다 0.2%p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25.03으로 지난해보다 7.7% 상승했고 전월보다는 상승 폭이 4.0%p 줄었다.
자료=통계청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날 김범석 제1차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8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7월 소비자물가동향과 주요 품목별 가격 동향 및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집중호우,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측 요인이 겹치면서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면서도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고, 근원물가도 전월과 같은 2.2% 상승하면서 안정 흐름은 지속되고 있어 기상악화 등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고 추가 충격이 없다면 8월부터는 2% 초중반대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다만, 중동 불안 재확산, 여름철 기상이변 등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물가안정 흐름 안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중동정세 관련 국제유가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적기 대응하는 한편, 알뜰주유소를 연내 40개 선정하는 등 석유류 가격의 구조적 안정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한,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농산물 수급관리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농작물 침수피해 복구를 98% 이상 완료하고, 농작물 재해보험은 추정보험금의 50% 내에서 선지급하고 있다.
최근 가격이 상승한 배추·무의 수급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물량을 하루 300톤 이상 방출하고 있으며, 지난 1일부터 배추를 30% 할인해 대형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이어서, 물가안정을 위해 기업들도 동참해 최근 밀·원당 등 국제식품원료 가격 하락을 반영해 설탕 등 제품가격을 인하한 데 이어, 낙농-유업계는 원유가격을 동결하고 가공유 가격은 인하하기로 했다.
김 차관은 “정부는 식품업계 원가절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이어가면서, 원가 하락 등이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농식품 가격 동향 및 대응방안을 설명했다.
7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월비 1.2%, 전년비 6.2% 상승해 3월 정점 이후 확연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박 차관은 “정부는 농식품 물가 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장관 주재로 지역별 재해 대응, 수급 및 생육 상황 등을 매일 점검하고, 장·차관 중심의 현장 소통 및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채소류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가 역대 최대로 확보한 무·배추 가용물량을 무 5000톤, 배추 2만 3000톤 등 2만 8000톤을 방출하고 있다.
특히 배추는 지난달 3일부터 일 최대 200톤을 방출하고 있으며,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중하순에는 방출 물량을 25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배추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달 말부터 대형마트에 직공급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