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완화 기대와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완화 정책을 호재로 삼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14일 아시아 장 초반 비트코인은 한때 0.9% 오른 12만4,002.49달러를 기록, 지난 7월 세운 종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도 4,780.04달러까지 상승하며 2021년 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 강화, 기관투자자의 지속적 매수, 트럼프 행정부의 투자 규제 완화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12만5,000달러를 상향 돌파하면 15만 달러까지도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약 32%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에서 암호화폐 산업을 둘러싼 규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장기 숙원이던 제도 개선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크립토 대통령'이라 부르며 가족과 함께 암호화폐 사업에 적극적으로 발을 들여왔다.
지난주 서명된 행정명령은 401(k) 등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계좌에 디지털 자산을 포함한 대체자산 상품 편입을 위한 규정·지침 정비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80일 이내 후속 규정을 마련하게 되며, 블랙록·피델리티 등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 통과되고, SEC가 암호자산 수용을 위한 규정 정비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굵직한 제도적 성과가 이어졌다.
덕분에 암호화폐 시장 전반도 활기를 띠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코인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현재 4조1,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당시 약 2조5,000억 달러에서 크게 불어난 수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의 퇴직연금 편입 확대가 장기적으로 변동성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주식·채권 중심이었던 전통적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에 비해 가격 등락 폭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